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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후기> Lestrine (구강청결제) 중독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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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고관리자 작성일20-05-26 14:24 조회1,12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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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네번째 CPE를 채플래인 인턴 과정을 끝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는 구강청결제 중독 환자이다. 가족이 없던 환자는 나에게 환자의 가족으로써 의료진들과 만나는 회의에 같이 참석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의사 2명, 간 이식을 담당하는 간호사와 사회복지사, 환자와 나 이렇게 6명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의사 A는 환자에게 "당신은 Lestrine 중독자에요. 중독자에게는 간 이식 받을 자격을 줄 수 없어요", 이에 환자는 "난 Lestrine을 마신 적이 없어요", 의사 B가 다시 말하길, "모든 피 검사 결과는 당신이 Lestrine을 마셨다고 나옵니다." 도대체 Lestrine이 뭔지… 환자가 간 이식을 원하는 걸로 봐서, 나는 술 종류의 하나라고 추측을 했지만, 나중에 동료들에게 자문을 구해보니, 알콜 중독자들이 술을 끊기 위해 술 대신으로 마시는 것이 Lestrine(구강청결제) 인데, 중독이 된다는 걸 잘 모른다고 했다. Lestrine 중독이 되려면 최소 하루에 한 병 정도 마신다는 의미라고 했다.

의사들과 간호사, 사회복지사가 나간 후, 환자와 나는 단둘이 남았다. 환자는 울먹이며 나에 이렇게 말했다. “나는 Lestrine을 마시지 않았어요! 아무도 나를 믿어 주지 않아요.” 이 말에 나는 환자에게 “나는 당신을 믿어요.”라고 말해 주었다. 환자는 참았던 눈물을 흘리며 “포기 하지 않을 거예요. 어떻게 해서든 간이식을 받아서 살 거예요.” 나는 환자를 지지해주고 조용히 병실을 나왔다.

병실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나는 마음이 무거웠다. 왜냐하면 나는 환자에게 하얀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 나는 사실 Lestrine을 마시지 않았다는 환자를 믿지 않았고, 의사가 제시한 피검사 수치를 더욱 신뢰하였다. 그래도 나는 환자를 지지해 주고 싶었는데, 지지해준다는 의미가 거짓말을 해도 된다는 의미가 된다는 것은 아니었기에 마음이 무거웠다.

솔직히 이 환자가 Lestrine을 정말 마셨는지 안 마셨는지는 잘 모르겠다. 채플래인의 역할은 의사처럼 피검사 수치로 판단해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고, 환자가 하는 말을 통해 이야기 하는 것이니까, 환자가 아니라니까, 아닌가 보다 해야 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다음에 이런 비슷한 상황이 온다면 거짓말은 하지 않을 것이다. 환자가 “아무도 나를 믿지 않아요”라고 말한다면, 나는 “아무도 당신을 믿어 주지 않아 속상하군요.”라고 공감을 해 줄 것이다. 이 환자에게는 다시 말할 기회가 오지 않았지만......

이 환자가 가장 기억에 남는 이유는 밤에 자기 전 구강청결제로 입안을 헹굴 때 마다 이 환자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구강청결제를 입에 넣으면, “도대체 이 맛없는 걸 어떻게 하루에 한 병씩 마셨다는거야?”하며 뱉는다. 그리고 그 환자가 떠오를 때마다 나는 그 환자를 위해 기도를 한다.

지금은 편안한 하늘 나라에서 편히 쉬고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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